[한라포커스] 도박에 빠지는 아이들… 제주 안 해법은(중)
입력 : 2026. 10. 12(월) 03:00수정 : 2026. 10. 12(월) 06:07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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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키면 끝? 도움 청할 수 있는 메시지 줘야"
상담 현장서 만나는 청소년들 도박 문제 원인 복합적
"왜 그랬나" 비난보다 문제 배경 살피며 회복 도와야
조기 개입 중요… 변화 신호 알아차리고 치유 연계를
상담 현장서 만나는 청소년들 도박 문제 원인 복합적
"왜 그랬나" 비난보다 문제 배경 살피며 회복 도와야
조기 개입 중요… 변화 신호 알아차리고 치유 연계를

제주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가 도내 학교 현장을 찾아 현장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센터 제공
[한라일보] "그래도 확실히 청소년은 도박 경험이 많지 않아 잘 대처하면 끊을 수 있는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조기 개입이 중요한 거죠." 지난 7일 제주시 오라1동 제주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제주센터)에서 만난 조윤 팀장은 상담 과정에서 만났던 아이들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제주센터의 치유 인력 중 한 명이다. 도박 문제 전문 상담기관인 이곳은 센터장을 비롯해 모두 6명으로 운영 중인데, 조 팀장을 포함해 3명이 개인·집단상담 등 치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내 성인은 물론 청소년들이 겪는 도박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이들이다.
상담 현장에서 마주하는 문제의 원인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도박을 불법이 아닌 또래 간의 놀이, 용돈벌이처럼 여기는 낮은 위험 인식과 온라인을 통해 도박 관련 광고, 게임과 유사한 베팅 콘텐츠 등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 등이 함께 작용하는 탓이다. 조 팀장은 "청소년들은 또래 관계가 중요하다 보니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도박을 하면 그 집단에 굉장히 빠르게 번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특히 청소년은 충동 조절이나 위험 판단 능력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발달 단계에 있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 번의 도박이 모두 중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경험이 '강한 자극'으로 남아 도박에 깊이 빠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즘 도박 사이트는 게임·만화 캐릭터와 비슷한 이미지를 활용해 청소년들을 현혹하기도 한다.
조 팀장은 "도박으로 처음에 돈을 따면 그 경험이 뇌리에 강하게 작용하고 '나는 잘할 수 있다'라는 착각이 생기기 시작한다"며 "이런 초기 승리 경험이 나중에 돈을 잃더라도 계속 만회하려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청소년들은 이를 악용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청소년 도박 문제를 개인의 잘못이나 문제로만 바라봐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행동에 대한 '비난'보다 '이해'를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다. 조 팀장은 "단순히 도박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게 좋은 메시지는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상담을 할 때도 도박을 하게 된 배경은 물론 돈 문제, 감정 변화, 또래·가족 관계, 생활 습관 등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도박을 끊게 하는 게 아니라 왜 도박을 하게 됐고, 왜 계속하게 되는지 근본적인 환경이나 이유를 파악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조금씩 마음을 열고 변화하는 친구들이 생깁니다."
이런 현장 사례는 '조기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도박 위험군 청소년을 하루빨리 발견해 상담·치료 등으로 연계하는 것은 가족 갈등, 금전 문제, 정서 불안 등을 넘어 2차 범죄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 위험을 차단하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도박 특유의 은밀성은 조기 발견을 가로막는다. 학교 현장에서도 예방교육 등과 연계해 도박문제 선별검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자신의 문제를 감추기 위해 거짓으로 응답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기에 학교에서의 반복적인 예방 교육으로 도박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이전 세대가 경험하지 않았던 문제를 이해하는 '인식 개선'이 요구된다고 조 팀장은 말한다. 부모, 교사 등 주변인들이 도박으로 인한 변화 신호를 조기에 알아차리고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는 "청소년 도박 문제는 한 기관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학교, 가정, 지역사회, 전문기관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들키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면 회복할 수 있는 문제'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도박문제 전문상담(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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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주센터의 치유 인력 중 한 명이다. 도박 문제 전문 상담기관인 이곳은 센터장을 비롯해 모두 6명으로 운영 중인데, 조 팀장을 포함해 3명이 개인·집단상담 등 치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내 성인은 물론 청소년들이 겪는 도박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이들이다.
상담 현장에서 마주하는 문제의 원인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도박을 불법이 아닌 또래 간의 놀이, 용돈벌이처럼 여기는 낮은 위험 인식과 온라인을 통해 도박 관련 광고, 게임과 유사한 베팅 콘텐츠 등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 등이 함께 작용하는 탓이다. 조 팀장은 "청소년들은 또래 관계가 중요하다 보니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도박을 하면 그 집단에 굉장히 빠르게 번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특히 청소년은 충동 조절이나 위험 판단 능력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발달 단계에 있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 번의 도박이 모두 중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경험이 '강한 자극'으로 남아 도박에 깊이 빠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즘 도박 사이트는 게임·만화 캐릭터와 비슷한 이미지를 활용해 청소년들을 현혹하기도 한다.
조 팀장은 "도박으로 처음에 돈을 따면 그 경험이 뇌리에 강하게 작용하고 '나는 잘할 수 있다'라는 착각이 생기기 시작한다"며 "이런 초기 승리 경험이 나중에 돈을 잃더라도 계속 만회하려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청소년들은 이를 악용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청소년 도박 문제를 개인의 잘못이나 문제로만 바라봐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행동에 대한 '비난'보다 '이해'를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다. 조 팀장은 "단순히 도박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게 좋은 메시지는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상담을 할 때도 도박을 하게 된 배경은 물론 돈 문제, 감정 변화, 또래·가족 관계, 생활 습관 등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도박을 끊게 하는 게 아니라 왜 도박을 하게 됐고, 왜 계속하게 되는지 근본적인 환경이나 이유를 파악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조금씩 마음을 열고 변화하는 친구들이 생깁니다."
이런 현장 사례는 '조기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도박 위험군 청소년을 하루빨리 발견해 상담·치료 등으로 연계하는 것은 가족 갈등, 금전 문제, 정서 불안 등을 넘어 2차 범죄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 위험을 차단하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도박 특유의 은밀성은 조기 발견을 가로막는다. 학교 현장에서도 예방교육 등과 연계해 도박문제 선별검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자신의 문제를 감추기 위해 거짓으로 응답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기에 학교에서의 반복적인 예방 교육으로 도박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이전 세대가 경험하지 않았던 문제를 이해하는 '인식 개선'이 요구된다고 조 팀장은 말한다. 부모, 교사 등 주변인들이 도박으로 인한 변화 신호를 조기에 알아차리고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는 "청소년 도박 문제는 한 기관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학교, 가정, 지역사회, 전문기관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들키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면 회복할 수 있는 문제'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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