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숙 교육감 첫 조직 개편 차질… 합의점 찾기 불투명
입력 : 2026. 10. 23(금) 23:30수정 : 2026. 10. 24(토) 02:10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가가
제주도의회, 교육청 조직 개편안 반영 조례 개정안 부결
교육위원회 전문위원 소속 문제 두고 기관 간 이견 표출
고 교육감 "정원 이관 전제로 한 소통 안돼" 유감 표명
제주도의회가 23일 제45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날 상정된 조례안을 표결하고 있다. 도의회 제공
[한라일보] 제주도교육청이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준비해 왔던 조직 개편이 차질을 빚게 됐다. 제주도의회가 교육전문위원 소속 문제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기 때문인데, 단기간에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파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의회는 23일 제455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제주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사해 부결했다. 찬반 투표 결과 재석 의원 41명 중 찬성 4명, 반대 28명, 기권 9명으로 반대 표가 절반 이상을 넘겼다. 이 조례안과 맞물린 '도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도 찬성 5명, 반대 28명, 기권 8명으로 본회의를 넘지 못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내년 1월 1일자로 계획한 조직 개편안을 반영해 두 개정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새로운 조직 개편안은 교육감 직속으로 '교육활동보호담당관'과 '소통협력관'을 두고 안전국과 행정국을 '행정안전국'으로 통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시 조직인 학교지원정책추진단 설치와 4·3교육과 신설 등도 포함됐다.

이번 조례안 부결이 이례적인 것은 상임위원회 심사를 별 무리 없이 통과했다는 점이다. 앞서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21일 두 조례안을 심사하며 4·3교육과 명칭의 적절성, 조직 개편 과정에서의 의회와의 소통 부족 등을 지적하긴 했지만, 원안 그대로 가결했다.

'제주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의 표결 결과. 사진은 도의회 본회의 중계 화면
제주도의회 하성용 의회운영위원장이 23일 임시회 본의회에서 반대 토론을 신청해 발언하고 있다. 도의회 제공
상임위의 결정이 이틀 만에 본회의에서 뒤집힌 데에는 도의회 교육전문위원 소속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교육청은 도의회 사무처에 교육전문위원(4급 상당 교육행정직)을 포함해 모두 6명을 파견하고 있는데, 도의회 내부에선 교육전문위원 정원을 도지사 소속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의회 조직의 독립성 차원에서 의장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조례안 표결 직전 반대 토론을 신청해 발언에 나선 하성용 의회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안덕면)도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하 위원장은 "13대 의회 출범 이후 도의회는 교육전문위원실의 소속과 인사권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교육청에 의견을 제시했다. 의회의 조직과 독립성에 직접 관련된 사안"이라며 "그런데 교육청은 그에 대한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은 채 조직 개편안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전문위원실은 교육청이 제출한 조례와 예산을 검토하고 정책의 문제를 분석하며 의원들의 감시와 견제를 뒷받침하는 의회 지원 조직이다. 그런 조직의 인사권을 견제 대상인 교육청이 행사하는 구조가 과연 바람직한가"라며 교육의원제 일몰로 교육의원 지원 조직, 교육감의 직원 임명 등을 규정했던 제주특별법 조항이 삭제된 만큼 의회 독립성에 맞춘 정원과 임용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의숙 교육감이 임기 내 정무부교육감을 임명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해당 직제를 유지하는 점을 거론하며 적절성을 문제 삼았다.

고의숙 제주도교육감. 한라일보 DB
도의회의 이 같은 입장에 고의숙 교육감 체제의 첫 조직 개편도 불투명해졌다. 특히 교육전문위원 소속 문제는 당장에 합의가 쉽지 않은 만큼, 조례 개정안 통과가 해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를 우려한 듯 고 교육감은 개정안 부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교육전문위원) 정원 이관을 전제로 한 소통이 되면 안 된다"며 도의회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고 교육감은 "교육의원 제도 일몰 이후 교육위원회 전문성과 독립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적어도 교육위원회 운영 1년 시점인 내년 7월 1일까지 내부 연구와 검토, 의견 수렴 과정 등을 거쳐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2곳이 왜 교육청 파견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지 의회는 진지하게 검토하길 거듭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도내 교원단체들도 교육전문위원 소속 전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도의회 본회의를 앞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의회의 독립성 확보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전문위원 소속을 바꾸는 것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와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관 간의 이견과는 별개로 도의회의 이번 결정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상임위를 통과한 안건이 정작 본회의에서 부결된 데다 의회운영위원장이 직접 반대 토론에 나서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의회 차원의 교육청 길들이기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앞뒤가 다른 판단도 의구심을 자아낸다. 교육위 소속 의원 7명 중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표를 던진 것은 김혜지 의원이 유일했다. 강동우 교육위원장은 반대했으며 나머지 이정한, 강영아, 박왕철, 오경남, 장희순 의원은 기권했다.



■한라일보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교육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