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경제수도, 제주] (하)태양광으로 만드는 미래 '햇빛소득마을'
입력 : 2026. 10. 30(금) 04:00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가가
‘자부담 70%’ 지원 승부수… 제주 햇빛소득마을 확산 시동

제주 햇빛소득마을 2곳 선정… 위미2리서 내년 8월 상업운전
지방소멸대응기금 활용해 지원… 2030년까지 10곳 조성 목표
[한라일보] 마을 주민이 직접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고 거기서 나온 수익을 온 마을이 나누는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전국 500여개 마을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는 높은 수준의 자부담 지원을 앞세워 사업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주민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사업 참여를 위해서는 주민 70% 이상의 동의와 협동조합 설립이 전제돼야 한다.
발전 규모는 마을 사정에 따라 300㎾~1㎿ 규모로 마을회관, 체육시설, 창고, 유휴부지, 저수지, 농지 등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다. 설비비의 85%는 금융기관 융자로, 나머지 15%는 마을이 부담하며 설계·시공과 운영은 전문 사업자(ReSCO, 재생에너지종합서비스기업)가 맡는다.
정부는 올해 전국 700곳, 2030년까지 3000곳 조성을 목표로 내걸었으며 1차 공모에서 86곳이 선정된 데 이어 2차에는 600곳이 넘는 마을이 몰려 436곳이 선정됐다.
ㅣ 난제 뚫고 2개 마을서 스타트
전국적인 사업 열기 속에서 제주에서도 햇빛소득마을이 탄생한다. 1차 공모에서 제주시 애월읍 용흥리, 2차에서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2리가 신청해 선정됐다. 그러나 30일 마감하는 3차 공모에서는 신청 마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제주도가 1·2차 공모를 앞두고 벌인 수요조사에서는 25개 마을이 참여 의사를 밝히며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막상 사업 검토에 들어가자 많은 마을이 개발행위가 어려운 조건부 지역으로 분류됐다.
가장 먼저 사업에 뛰어든 용흥리의 태양광 발전규모는 317.985㎾로 총사업비 6억원에 마을 자부담 9000만원이 투입된다. 여기에 산지조성비를 비롯한 기타 비용을 합치면 자부담 비용은 1억20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당초 용흥리는 마을 유휴 부지에 태양광을 일괄적으로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해당 부지가 보전지구(4-1등급)로 묶여 면적의 절반만 쓸 수 있게 됐다. 유휴 부지에 못 담은 나머지 용량은 마을 운동장과 다목적회관 지붕을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용흥리는 유휴 부지의 토지 용도 변경을 위해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12월 중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차 공모에서 선정된 위미2리는 비교적 수월한 상황이다. 위미2리의 발전 규모는 495㎾로 총사업비는 9억3200만원, 마을 자부담은 1억3400만원이다.
위미2리의 경우 부지나 계통연결도 원활하기 때문에 현재 실측과 토목공사 설계를 진행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12월 인허가 절차를 거쳐 내년 2월쯤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그 후 6∼7월 시운전을 마친 뒤 8월 상업운전에 들어간다.
ㅣ 마을 부담 낮추고 전력망 접속 개선
제주도는 사업 참여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마을 자부담의 상당 부분을 감경하는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
현운학 제주도 재생에너지팀장은 "자부담 15% 가운데 약 70%를 기금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내년도 예산에 3억7000만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는 태양광 사업의 지방보조금 보조율(70%)을 준용한 것으로 자부담의 50%가량을 지원하는 전라남도 신안군 등보다 높은 수준이다.
제도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12월 16일부터는 1㎿ 이하 공익형 재생에너지 사업에 전력망 우선접속이 적용돼 소규모 마을 발전소의 계통 연결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정부도 마을마다 ESS를 따로 짓는 대신 민간 통합발전소(VPP) 사업자가 배전망에 대형 ESS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지원 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제주도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2030년까지 10곳가량의 햇빛소득마을 조성을 목표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ㅣ 확산 위한 배전선로 용량 확대 과제
이러한 지원과 노력에도 풀어야 할 과제들은 남아있다.
가장 큰 변수는 전력계통이다. 제주도는 지난 3월 계통관리변전소 지정 해제로 접속 제한이 공식적으로 풀렸지만 지난 4월 기준 도내 183개 배전선로 중 21개 선로의 여유용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지역은 변압기와 배전선로 포화로 한전에 전기를 사고 파는 상계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 전력계통 문제 해결은 한전의 설비 보강 일정에 달려 있기 때문에 행정의 의지만으로 한계가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명확한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 사업을 주관하는 행정안전부는 통일된 자부담 지원 기준이나 세부 지침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마을별 ESS를 대체할 민간 통합발전소 중심의 ESS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방안 확정도 과제로 제시된다. <끝>
[인터뷰 / 강창훈 용흥리 이장] 마을 공동 자산을 태양광 발전소로
"마을의 미래를 위해 100년 넘게 지켜온 공동 자산에 친환경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선조들의 땀방울과 공동체 정신이 서린 토지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마을의 오랜 전통을 보전하고 주민 복지 증진과 지역 발전에 전액 재투자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인 소득원을 창출하고 마을 공동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참여한 강창훈 용흥리 이장은 "용흥리는 주민 동의율이 96%에 이를 정도로 참여의지가 높았다"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부지는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마련한 땅으로 과거에는 여기서 나온 땔감이나 목재를 판매해 마을 운영에 보탬이 됐지만 한동안 쓰임이 없어 방치됐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100년 넘게 지켜온 마을의 공동 자산이 마을의 미래 100년을 가꿀 터전으로 탈바꿈하게 돼 뜻 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토지 용도 변경 문제로 사업이 일시 중단돼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며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행정의 빠른 절차 진행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지방소멸대응기금 활용해 지원… 2030년까지 10곳 조성 목표
[한라일보] 마을 주민이 직접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고 거기서 나온 수익을 온 마을이 나누는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전국 500여개 마을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는 높은 수준의 자부담 지원을 앞세워 사업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주민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사업 참여를 위해서는 주민 70% 이상의 동의와 협동조합 설립이 전제돼야 한다.
발전 규모는 마을 사정에 따라 300㎾~1㎿ 규모로 마을회관, 체육시설, 창고, 유휴부지, 저수지, 농지 등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다. 설비비의 85%는 금융기관 융자로, 나머지 15%는 마을이 부담하며 설계·시공과 운영은 전문 사업자(ReSCO, 재생에너지종합서비스기업)가 맡는다.
정부는 올해 전국 700곳, 2030년까지 3000곳 조성을 목표로 내걸었으며 1차 공모에서 86곳이 선정된 데 이어 2차에는 600곳이 넘는 마을이 몰려 436곳이 선정됐다.
ㅣ 난제 뚫고 2개 마을서 스타트
전국적인 사업 열기 속에서 제주에서도 햇빛소득마을이 탄생한다. 1차 공모에서 제주시 애월읍 용흥리, 2차에서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2리가 신청해 선정됐다. 그러나 30일 마감하는 3차 공모에서는 신청 마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제주도가 1·2차 공모를 앞두고 벌인 수요조사에서는 25개 마을이 참여 의사를 밝히며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막상 사업 검토에 들어가자 많은 마을이 개발행위가 어려운 조건부 지역으로 분류됐다.
가장 먼저 사업에 뛰어든 용흥리의 태양광 발전규모는 317.985㎾로 총사업비 6억원에 마을 자부담 9000만원이 투입된다. 여기에 산지조성비를 비롯한 기타 비용을 합치면 자부담 비용은 1억20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당초 용흥리는 마을 유휴 부지에 태양광을 일괄적으로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해당 부지가 보전지구(4-1등급)로 묶여 면적의 절반만 쓸 수 있게 됐다. 유휴 부지에 못 담은 나머지 용량은 마을 운동장과 다목적회관 지붕을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용흥리는 유휴 부지의 토지 용도 변경을 위해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12월 중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차 공모에서 선정된 위미2리는 비교적 수월한 상황이다. 위미2리의 발전 규모는 495㎾로 총사업비는 9억3200만원, 마을 자부담은 1억3400만원이다.
위미2리의 경우 부지나 계통연결도 원활하기 때문에 현재 실측과 토목공사 설계를 진행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12월 인허가 절차를 거쳐 내년 2월쯤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그 후 6∼7월 시운전을 마친 뒤 8월 상업운전에 들어간다.
ㅣ 마을 부담 낮추고 전력망 접속 개선
제주도는 사업 참여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마을 자부담의 상당 부분을 감경하는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
현운학 제주도 재생에너지팀장은 "자부담 15% 가운데 약 70%를 기금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내년도 예산에 3억7000만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는 태양광 사업의 지방보조금 보조율(70%)을 준용한 것으로 자부담의 50%가량을 지원하는 전라남도 신안군 등보다 높은 수준이다.
제도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12월 16일부터는 1㎿ 이하 공익형 재생에너지 사업에 전력망 우선접속이 적용돼 소규모 마을 발전소의 계통 연결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정부도 마을마다 ESS를 따로 짓는 대신 민간 통합발전소(VPP) 사업자가 배전망에 대형 ESS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지원 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제주도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2030년까지 10곳가량의 햇빛소득마을 조성을 목표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ㅣ 확산 위한 배전선로 용량 확대 과제
이러한 지원과 노력에도 풀어야 할 과제들은 남아있다.
가장 큰 변수는 전력계통이다. 제주도는 지난 3월 계통관리변전소 지정 해제로 접속 제한이 공식적으로 풀렸지만 지난 4월 기준 도내 183개 배전선로 중 21개 선로의 여유용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지역은 변압기와 배전선로 포화로 한전에 전기를 사고 파는 상계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 전력계통 문제 해결은 한전의 설비 보강 일정에 달려 있기 때문에 행정의 의지만으로 한계가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명확한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 사업을 주관하는 행정안전부는 통일된 자부담 지원 기준이나 세부 지침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마을별 ESS를 대체할 민간 통합발전소 중심의 ESS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방안 확정도 과제로 제시된다. <끝>
[인터뷰 / 강창훈 용흥리 이장] 마을 공동 자산을 태양광 발전소로
![]() |
장기적인 소득원을 창출하고 마을 공동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참여한 강창훈 용흥리 이장은 "용흥리는 주민 동의율이 96%에 이를 정도로 참여의지가 높았다"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부지는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마련한 땅으로 과거에는 여기서 나온 땔감이나 목재를 판매해 마을 운영에 보탬이 됐지만 한동안 쓰임이 없어 방치됐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100년 넘게 지켜온 마을의 공동 자산이 마을의 미래 100년을 가꿀 터전으로 탈바꿈하게 돼 뜻 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토지 용도 변경 문제로 사업이 일시 중단돼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며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행정의 빠른 절차 진행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