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75)유행성 각결막염
입력 : 2026. 10. 30(금) 02:00
정진호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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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눈병인줄 알았는데 가을에도 찾아오는 질환

위막의 제거 과정 ① 제거 전: 붉게 충혈된 결막 위로 막의 가장자리(화살표)가 보인다. ② 마취 안약을 넣은 뒤 면봉으로 막을 들어 올린다. ③ 노르스름한 막이 면봉에 걸려 벗겨진다. ④ 제거 후: 막이 걷힌 자리에 소량의 출혈이 비치지만 대개 곧 멎는다. 제주대학교병원 안과 제공
8월초 6.7명→10월초 11.5명으로 환자 늘어… 영유아 많아
눈곱·충혈 뒤에도 남는 후유증… 위막과 각막 혼탁 살펴야
대부분 자연 회복하지만 시야 흐림·심한 통증 땐 안과 진료
[한라일보] 최근 안과 외래에서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를 부쩍 자주 만난다. 여름 물놀이 철이 지났으니 눈병도 뜸해졌을 법한데, 눈이 빨갛게 충혈된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수영장에 다녀오지 않았어도 눈병은 걸릴 수 있다. 가족이 쓰던 수건이나 무심코 눈을 비빈 손이 감염의 연결고리가 되기도 한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2026년 41주)를 보면, 전국 안과 표본감시 의원을 찾은 환자 1000명 중 유행성 각결막염 의심 환자는 8월 초 6.7명에서 10월 초 11.5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16.8명)보다는 낮지만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령별 차이도 크다. 같은 주 20세 이상은 9.9명인 데 비해 7~19세는 20.5명, 6세 이하는 36.4명으로 성인의 3.5배가 넘는다. 아이들이 가까이 어울리는 어린이집·유치원·학교에서 특히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열감기인 줄 알았는데 눈까지 빨개진다면=유행성 각결막염의 원인은 주로 아데노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종류에 따라 눈병을 일으키기도 하고, 열과 인후통에 결막염이 함께 오는 인두결막열이나 장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아이가 열이 나고 목이 아파 감기인 줄 알았다가 며칠 뒤 눈까지 빨개지는 경우도 이 때문이다.
처음에는 눈이 충혈되고 눈물이 나며, 모래알이 들어간 듯 까끌거린다. 아침에는 눈곱이 속눈썹에 달라붙어 눈을 뜨기 힘들고 눈꺼풀이 붓기도 한다. 대개 한쪽 눈에서 시작해 눈을 만진 손 등을 통해 며칠 뒤 반대쪽으로 번지기도 한다. 나중에 증상이 나타난 눈이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양쪽 모두 심하게 앓기도 한다. 한쪽 눈만 아프다면 안약병 끝이나 눈을 닦는 물건을 통해 반대쪽 눈으로 분비물이나 바이러스가 묻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은 수주 안에 좋아지지만, 염증이 심한 시기에는 눈꺼풀 안쪽의 '위막', 충혈이 가라앉은 뒤에는 '각막 상피하 혼탁'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눈꺼풀 안쪽에도 딱지 같은 막이 생긴다=최근 진료실에서 특히 살피는 것은 눈꺼풀 안쪽에 생기는 염증성 막인 '위막'이다. 피부가 심하게 까지면 진물이 굳어 딱지가 앉듯, 결막에도 심한 염증으로 하얗거나 노란 막이 생길 수 있다. 혈관에서 빠져나온 섬유소와 염증세포가 엉겨 붙어 만들어진 막이다.
이때 검은자위 앞을 덮는 투명한 각막의 표면에도 상처가 동반되거나, 눈꺼풀과의 마찰로 자극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결막에 흉터나 유착이 남기도 한다. 어린아이는 "눈에 뭐가 걸린 것 같아요"라고 설명하지 못하는 대신, 빛을 피해 눈을 꼭 감거나, 눈을 비비며 유독 심하게 보챈다. 이럴 때는 며칠 앓고 지나가겠거니 기다리기보다 안과를 방문하여 눈꺼풀 안쪽과 각막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위막이 있으면 상태에 따라 마취 안약을 넣은 뒤 면봉이나 기구로 제거한다. 각막 표면의 자극과 결막의 흉터·유착 위험을 줄이기 위한 치료다. 모든 위막을 반드시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제거 중 소량의 피가 비쳐 붉은 눈물이 흐르면 보호자가 놀라기도 하지만, 염증이 심한 결막에서 생긴 일시적인 출혈은 대개 곧 멎는다. 집에서 직접 막을 떼어내려 해서는 안 된다.
▶충혈은 나았는데 왜 앞이 뿌옇게 보일까=충혈과 눈곱이 줄면 이제 다 나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눈의 겉모습은 좋아졌는데도 글씨가 흐려 보이고 불빛이 번진다면 각막을 살펴봐야 한다. 발병 1~2주 무렵부터 나타날 수 있는 '각막 상피하 혼탁(침윤)' 때문이다. 바이러스 성분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각막의 얕은 층에 여러 개의 작고 희미한 점 같은 염증 자국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각막 중심부에 생기면 시야가 뿌옇거나 눈이 부실 수 있다. 충혈과 눈곱은 대개 2~3주에 걸쳐 가라앉지만, 이런 시각적 불편은 일부 환자에서 수개월 이상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든 눈병에 강한 안약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치료의 기본은 인공눈물과 냉찜질로 불편함을 덜며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다. 항생제 안약은 바이러스를 없애지 못하므로, 세균 감염이 동반되었거나 의심될 때 사용한다. 위막이 생기거나 염증이 심할 때, 각막 혼탁이 시력을 방해할 때는 안과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스테로이드 안약을 쓸 수 있다.
다만 스테로이드는 안압을 높이거나, 증상이 비슷한 헤르페스에 의한 각막 표면 감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중단 뒤 혼탁이 다시 나타나기도 하므로 진료를 받으며 사용해야 한다. 예전에 효과를 봤다는 이유로 서랍 속 안약을 꺼내 넣거나, 처방받은 약을 마음대로 늘리고 줄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눈병은 눈을 마주친다고 옮지 않는다=전염을 걱정해 환자와 눈을 마주치는 것까지 피할 필요는 없다. 주의할 것은 눈 분비물이 묻은 손과 물건이다. 문고리나 장난감을 만진 손으로 자기 눈을 비비면서 바이러스가 옮겨갈 수 있다. 감염 뒤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보통 1주일 안팎이 걸리므로 함께 사는 가족도 한동안 눈 상태를 살펴야 한다.
손소독제를 발랐으니 안심해도 될까. 아데노바이러스는 외피 없이 단단한 단백질 껍질로 싸여 있어 환경에 잘 견딘다. 조건에 따라 물건 표면에서도 수주 간 감염력을 유지하며, 알코올 손소독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비누와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중요하다. 안약을 넣거나 눈 분비물을 닦기 전후에도 손을 씻자.
가족끼리도 수건·베개·세숫대야는 따로 쓰고, 환자가 쓴 수건과 베갯잇은 세제로 자주 세탁한다. 안약병 끝이 속눈썹이나 분비물에 닿으면 오염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고, 안약과 인공눈물은 다른 사람과 나눠 쓰지 않는다. 콘택트렌즈는 회복되어 안과에서 다시 착용해도 된다고 할 때까지 쉬어야 한다. 감염 중 착용했던 렌즈와 렌즈통은 버리고 새것을 쓴다.
분비물은 손을 씻은 뒤 깨끗한 거즈로 눈 주위에서 부드럽게 닦고, 한 번 쓴 거즈는 바로 버린다. 냉찜질에는 환자 전용 수건이나 거즈를 쓴다. 안대는 분비물이 고이고 눈을 자주 만지게 할 수 있어 피한다. 수돗물·소금물·오래 열어둔 식염수로 눈을 씻는 것도 삼가자. 수영장 이용은 쉬고, 증상이 좋아져도 전염력이 남을 수 있으므로 등원·등교나 직장 복귀 시점은 진료한 의사와 상의한다.
유행성 눈병은 흔하고 대부분 큰 합병증 없이 잘 낫는다. 다만 아이가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심하게 보채거나, 충혈이 줄어드는데도 시야가 흐려진다면 그냥 넘기지 말자. 그 불편함이 위막이나 각막의 상태 변화를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다.
<정진호 제주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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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곱·충혈 뒤에도 남는 후유증… 위막과 각막 혼탁 살펴야
대부분 자연 회복하지만 시야 흐림·심한 통증 땐 안과 진료
[한라일보] 최근 안과 외래에서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를 부쩍 자주 만난다. 여름 물놀이 철이 지났으니 눈병도 뜸해졌을 법한데, 눈이 빨갛게 충혈된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수영장에 다녀오지 않았어도 눈병은 걸릴 수 있다. 가족이 쓰던 수건이나 무심코 눈을 비빈 손이 감염의 연결고리가 되기도 한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2026년 41주)를 보면, 전국 안과 표본감시 의원을 찾은 환자 1000명 중 유행성 각결막염 의심 환자는 8월 초 6.7명에서 10월 초 11.5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16.8명)보다는 낮지만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령별 차이도 크다. 같은 주 20세 이상은 9.9명인 데 비해 7~19세는 20.5명, 6세 이하는 36.4명으로 성인의 3.5배가 넘는다. 아이들이 가까이 어울리는 어린이집·유치원·학교에서 특히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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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호 제주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
처음에는 눈이 충혈되고 눈물이 나며, 모래알이 들어간 듯 까끌거린다. 아침에는 눈곱이 속눈썹에 달라붙어 눈을 뜨기 힘들고 눈꺼풀이 붓기도 한다. 대개 한쪽 눈에서 시작해 눈을 만진 손 등을 통해 며칠 뒤 반대쪽으로 번지기도 한다. 나중에 증상이 나타난 눈이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양쪽 모두 심하게 앓기도 한다. 한쪽 눈만 아프다면 안약병 끝이나 눈을 닦는 물건을 통해 반대쪽 눈으로 분비물이나 바이러스가 묻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은 수주 안에 좋아지지만, 염증이 심한 시기에는 눈꺼풀 안쪽의 '위막', 충혈이 가라앉은 뒤에는 '각막 상피하 혼탁'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눈꺼풀 안쪽에도 딱지 같은 막이 생긴다=최근 진료실에서 특히 살피는 것은 눈꺼풀 안쪽에 생기는 염증성 막인 '위막'이다. 피부가 심하게 까지면 진물이 굳어 딱지가 앉듯, 결막에도 심한 염증으로 하얗거나 노란 막이 생길 수 있다. 혈관에서 빠져나온 섬유소와 염증세포가 엉겨 붙어 만들어진 막이다.
이때 검은자위 앞을 덮는 투명한 각막의 표면에도 상처가 동반되거나, 눈꺼풀과의 마찰로 자극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결막에 흉터나 유착이 남기도 한다. 어린아이는 "눈에 뭐가 걸린 것 같아요"라고 설명하지 못하는 대신, 빛을 피해 눈을 꼭 감거나, 눈을 비비며 유독 심하게 보챈다. 이럴 때는 며칠 앓고 지나가겠거니 기다리기보다 안과를 방문하여 눈꺼풀 안쪽과 각막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위막이 있으면 상태에 따라 마취 안약을 넣은 뒤 면봉이나 기구로 제거한다. 각막 표면의 자극과 결막의 흉터·유착 위험을 줄이기 위한 치료다. 모든 위막을 반드시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제거 중 소량의 피가 비쳐 붉은 눈물이 흐르면 보호자가 놀라기도 하지만, 염증이 심한 결막에서 생긴 일시적인 출혈은 대개 곧 멎는다. 집에서 직접 막을 떼어내려 해서는 안 된다.
▶충혈은 나았는데 왜 앞이 뿌옇게 보일까=충혈과 눈곱이 줄면 이제 다 나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눈의 겉모습은 좋아졌는데도 글씨가 흐려 보이고 불빛이 번진다면 각막을 살펴봐야 한다. 발병 1~2주 무렵부터 나타날 수 있는 '각막 상피하 혼탁(침윤)' 때문이다. 바이러스 성분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각막의 얕은 층에 여러 개의 작고 희미한 점 같은 염증 자국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각막 중심부에 생기면 시야가 뿌옇거나 눈이 부실 수 있다. 충혈과 눈곱은 대개 2~3주에 걸쳐 가라앉지만, 이런 시각적 불편은 일부 환자에서 수개월 이상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든 눈병에 강한 안약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치료의 기본은 인공눈물과 냉찜질로 불편함을 덜며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다. 항생제 안약은 바이러스를 없애지 못하므로, 세균 감염이 동반되었거나 의심될 때 사용한다. 위막이 생기거나 염증이 심할 때, 각막 혼탁이 시력을 방해할 때는 안과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스테로이드 안약을 쓸 수 있다.
다만 스테로이드는 안압을 높이거나, 증상이 비슷한 헤르페스에 의한 각막 표면 감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중단 뒤 혼탁이 다시 나타나기도 하므로 진료를 받으며 사용해야 한다. 예전에 효과를 봤다는 이유로 서랍 속 안약을 꺼내 넣거나, 처방받은 약을 마음대로 늘리고 줄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눈병은 눈을 마주친다고 옮지 않는다=전염을 걱정해 환자와 눈을 마주치는 것까지 피할 필요는 없다. 주의할 것은 눈 분비물이 묻은 손과 물건이다. 문고리나 장난감을 만진 손으로 자기 눈을 비비면서 바이러스가 옮겨갈 수 있다. 감염 뒤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보통 1주일 안팎이 걸리므로 함께 사는 가족도 한동안 눈 상태를 살펴야 한다.
손소독제를 발랐으니 안심해도 될까. 아데노바이러스는 외피 없이 단단한 단백질 껍질로 싸여 있어 환경에 잘 견딘다. 조건에 따라 물건 표면에서도 수주 간 감염력을 유지하며, 알코올 손소독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비누와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중요하다. 안약을 넣거나 눈 분비물을 닦기 전후에도 손을 씻자.
가족끼리도 수건·베개·세숫대야는 따로 쓰고, 환자가 쓴 수건과 베갯잇은 세제로 자주 세탁한다. 안약병 끝이 속눈썹이나 분비물에 닿으면 오염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고, 안약과 인공눈물은 다른 사람과 나눠 쓰지 않는다. 콘택트렌즈는 회복되어 안과에서 다시 착용해도 된다고 할 때까지 쉬어야 한다. 감염 중 착용했던 렌즈와 렌즈통은 버리고 새것을 쓴다.
분비물은 손을 씻은 뒤 깨끗한 거즈로 눈 주위에서 부드럽게 닦고, 한 번 쓴 거즈는 바로 버린다. 냉찜질에는 환자 전용 수건이나 거즈를 쓴다. 안대는 분비물이 고이고 눈을 자주 만지게 할 수 있어 피한다. 수돗물·소금물·오래 열어둔 식염수로 눈을 씻는 것도 삼가자. 수영장 이용은 쉬고, 증상이 좋아져도 전염력이 남을 수 있으므로 등원·등교나 직장 복귀 시점은 진료한 의사와 상의한다.
유행성 눈병은 흔하고 대부분 큰 합병증 없이 잘 낫는다. 다만 아이가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심하게 보채거나, 충혈이 줄어드는데도 시야가 흐려진다면 그냥 넘기지 말자. 그 불편함이 위막이나 각막의 상태 변화를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다.
<정진호 제주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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