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창석의 문화광장] ‘브랜드 제주’ 문화를 기억하게 하는 랜드마크
입력 : 2026. 09. 29(화) 01:00
현창석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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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뉴욕을 떠올리면 자유의 여신상, 파리는 에펠탑, 리우데자네이루는 두 팔을 크게 벌린 예수상이 생각난다. 그 지역의 역사·문화를 대표하며 도시를 기억하게 만드는 랜드마크이다.

오늘날 제주는 더 이상 국내 관광지만이 아니다. 제주에는 제주를 보고 느끼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들에게 제주를 떠올리게 하는 랜드마크는 무엇일까? 한라산, 성산일출봉, 만장굴, 정방폭포, 산방산 등 지금까지 제주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는 대부분 오랜 세월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제주는 그 자체만으로 세계적인 자연관광지다. 그러나 앞으로의 제주에는 자연경관과 함께 제주를 더 깊이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적 랜드마크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제주는 자연만 아름다운 섬이 아니다. 설문대할망을 비롯한 수많은 신화와 설화가 전해지고, 마을과 바다, 오름과 돌 하나하나에도 제주 사람들의 삶과 믿음이 스며 있다. 거센 바람과 바다를 견디며 살아온 제주 사람들은 자연을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신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삶의 공간으로 받아들였다. 돌하르방 역시 이러한 제주문화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마을을 지키고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하던 돌하르방에는 제주 사람들의 공동체와 삶, 염원이 담겨 있다. 그러나 도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너무 익숙한 존재가 된 탓에 우리는 오히려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잊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이 너무도 익숙한 돌하르방을 새로운 제주 문화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다. 탁 트인 넓은 잔디 광장 한가운데 홀로 우람하게 거대한 돌하르방을 세워 새로운 제주 문화관광 랜드마크로 만드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큰 돌하르방'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곳을 제주 사람들의 역사와 신화, 설화와 기원의 이야기가 모이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는 장소 가운데 하나인 메이즈랜드는 공간적 특성과 제주 설화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 함께 연결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장소가 될 수 있다. 메이즈랜드에는 이미 설문대할망을 비롯한 제주의 신화와 전설을 만날 수 있고, 그 안에서 거대한 돌하르방을 마주하게 하는 것이다. 그 앞에서 가족의 건강과 아이들의 미래, 자신의 꿈을 기원하고, 제주 곳곳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와 민간신앙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면 관광객은 사진 한 장을 찍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제주라는 섬의 이야기'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랜드마크의 힘은 그곳에 담긴 이야기를 사람들이 기억하고, 다시 찾고, 다른 사람에게 전하게 만드는 힘에 있다. 제주의 자연은 이미 세계적인 자산이다. 이제는 그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 신화와 이야기를 세계인들에게 보여줄 새로운 상징이 필요하다. 언젠가 사람들이 "제주에 가면 그 돌하르방을 꼭 보고 싶다"라고 말하게 된다면, 그때 그 돌하르방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제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돼 있을 것이다. <현창석 브랜드101 대표이사·브랜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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