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의 월요논단] 제주건축가들의 고군분투기
입력 : 2026. 11. 02(월) 02:00
김태일 hl@ihalla.com
가가
[한라일보] 요즈음 건축계의 어려움이 크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설계비는 십 수년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설계사무실의 경영에 고전하는 고군(孤軍)의 건축가 모습이 읽힌다. 동시에 최근 한국건축가협회 주도의 프랑스 파리 건축전시회 개최 소식도 전해진다. 국제적인 교류기회가 많지 않은 제주건축가들에게 전시장소와 내용에서 뜻깊다. IMF와 코로나19 시기 보다 더 힘들다고 하는 현시점에 자비를 들여가며 건축전시회 작품을 내는 것은 개인 활동이자 넓게는 건축가로서의 충실한 역할을 이어 가려 분투(奮鬪)하는 활동영역의 확장이다.

관련하여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10월 8일 자 '이슈와 논점-건축정책 논의 20년, 성과와 과제' 브리핑자료는 매우 흥미롭다. 2005년 대통령자문 '건설기술·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구성, 2007년 건축기본법 제정, 2013년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제정 이후 20년이 지나도 건축 걸작이 없는 이유의 분석이다. 그 요인으로 (1) 건축문화 및 건설기술에서의 프로젝트 기획능력 부족, (2) 사업고려 없는 획일적인 발주방식, (3) 설계자 선정의 경직성 및 설계대가 미흡, (4) 건축가의 체계적인 참여 부족, (5) 건설공사의 일반적인 관리, 감독의 미흡을 들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 기획 능력은 단기간에 그리고 개인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어 정책적 방안이 필요하다. 국내외 교류를 통한 '가치공유'와 '고도의 전문화' 방안이다. '가치공유'는 건축가와 일반시민, 국가와 국가의 공유를 통해 건축의 다양한 가치를 나눌 수 있다. 여기에는 조사와 발간, 전시와 토론, 참여와 연대의 방식으로 역사적, 기술적, 사회적, 문화적 가치공유 형태가 포함되며 이러한 공유의 기반을 건축가 개인과 집단의 전문성 향상으로 이어져 행정이나 지역사회로 재확산시켜 제주의 미래건축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제도화 내지는 사업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주장은 새롭게 수십억의 예산을 투입하자는 논리가 아니라 기존의 시스템과 조직을 재편하여 활성화 가능할 것이다. 국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싱가포르와 일본 등에 개설한 해외사무소의 기능과 역할을 재조정하여 문화산업 전진기지로 활용도 가능하다. 물건을 파는 차원을 넘어 문화와 사람을 매개로 하는 신교역사업화로 다각화하는 것이다. 이들 문화산업 전지기지를 통해 문화와 전문인력에 의한 교류 다각화를 시도해 가는 것이다. 아울러 격년제 제주비엔날레의 준비 연도에 건축교류와 전시를 추가하는 방식, 그리고 제주포럼의 섹션에서 격년제로 국내외 건축이슈를 다루는 등 정해진 예산의 틀속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제교류기금 조성을 통해 젊은 건축가들이 폭넓고 다양한 주제로 국제교류를 주도해 나가도록 지원해 주는 것도 과제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내부 역량을 갖지 못한 채 교류라는 미명 아래 외연적 확대의 비판도 있으나 이는 프로그램 내실화의 문제이며 어려운 현실 속에 고군분투하는 제주건축가 집단의 활동 확대가 기대된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오피니언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