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조작해도 포상금…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입력 : 2026. 10. 21(수) 13:16수정 : 2026. 10. 21(수) 13:25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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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국보법 위반 사건 무혐의… 포상금 5520만원
법령상 국고 환수 어려워 국정원·경찰, 사회에 환원
"간첩조작 포상금 반환·진상조사·피해자 사과" 요구
21일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는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첩을 조작해도 포상금을 주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양유리기자
[한라일보] 경찰의 날을 맞아 제주시민단체가 간첩 조작 포상금의 진상을 밝히고 피해자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이하 대책위)는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첩을 조작해도 포상금을 주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보안법 제21조에 따르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지령을 받은 사람을 신고한 자 또는 체포한 수사·정보기관 종사자는 유죄 확정 판결 없이도 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제주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있었다. 신동훈 세월호제주기억관 운영위원장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1심과 항소심에 이어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국정원과 경찰은 총 552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받았다. 국정원은 약 3846만원, 경찰은 약 1656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각 기관에 전달된 포상금에 대한 국고 환수는 법령상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신 위원장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자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공식 사과를 하고 포상금을 사회에 환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위원장은 지난달 경찰의 포상금 반환을 요구하며 제주경찰청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포상금을 참전용사와 미망인들에게 기부했다.

대책위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기관이 국민을 간첩으로 조작하고, 국가는 상금을 지급했다"며 "간첩을 만들어내면 돈과 명예를 주는 국가의 포상제도가 간첩조작 경쟁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에서도 국가보안법을 앞세워 노동자와 진보활동가, 시민사회 인사들이 수사와 재판을 받고, 당사자와 가족들은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다"며 "간첩조작 포상금의 진상을 전면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간첩조작과 공안탄압의 제도적 기반이 되어 온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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