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탁의 백록담] 대중교통의 민낯
입력 : 2026. 09. 28(월) 03:00수정 : 2026. 09. 28(월) 06:46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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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 대중교통의 불편함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버스준공영제가 시행된 2017년 이후부터 더 커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민영제와 공영제가 어우러진 버스준공영제가 내년이면 제도 도입 10년차를 맞지만 그 과정은 불편함의 연속이다.

올해 초, 인사 발령으로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오가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대중교통 이용자로서, 자가용 운전자로서 불편함에 대한 체감은 크다.

출퇴근길,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아무리 환승이 잘 되더라도 예전보다 20~30분가량 더 시간이 필요하다. 도심에만 적용되는 버스전용차로·버스중앙차로·BRT사업까지…. 특히 국내 최초로 '섬식정류장'을 도입한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 고급화사업인 BRT사업은 이들 불편함의 정점에 있다.

하지만 BRT사업에 대한 도민 불편은 물론 관광객의 불편·불만은 외면시 되고 있다. 제주공항을 출발해 렌터카를 운전하며 처음 마주하는 BRT 운영 체계에 관광객들은 도로며, 신호체계며, 주행로며 모든 게 낯설다. 때문에 BRT 운영 구간인 서광로에 들어서면 중앙차로 운행 위반에, 파란 실선과 점선을 넘나드는 버스와 택시에 매순간 놀랄 수밖에 없다. 전국 어디에서도 보고 듣지도 못했던 일이 제주여행 초행길에서 마주한다.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마주하는 게 중앙차로 운행 위반에 따른 과태료 고지서. 실제 이 구간에서의 위반차량 절반이 렌터카다. 즐거웠던 여행은 순식간에 짜증으로 변하고, 제주를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은 사라진다.

이런데도 교통정책에 따른 영향이 제주관광과 직결됐음에도 행정은 무심하다. 여기에 BRT사업으로 주요 고객인 승객들이 섬식정류장으로 몰리며 도로변 주차장 인근 상가 몰락의 주범이 되고 있음도 간과하고 있다.

민선 9기 위성곤 도정이 BRT사업을 비롯해 지역책임택시제 등 읍면동 대중교통 편의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며 이용객과 관련 업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까지 섬식정류장·양문형 버스 존폐 결정을 약속했다.

문제 해결은 가장 상식적 관점에서 시작돼야 한다. 우선 제주 도로가 3차로 구조여서 원활한 차량 흐름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BRT사업이 아무리 국비 확보를 통한 사업 추진이라고 하더라도 이용객의 불편함과 위험이 가중된다면 개선이 필요하다. 이용객 안전보다 중요한 교통정책은 없다.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적자 구조도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해야 한다. 전체 공영제와 마을버스 운영도 고려해야겠다.

앞선 민선 7·8기의 교통정책은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그 문제점만 잘 파악해도 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 뜨겁고 따가웠던 지난여름, 에어컨시설도 없는 제주버스터미널, 시원한 그늘조차 없는 가로수길, 심지어 서귀포시 비석거리 인근 답다니 정류장 입구는 인도 진입이 불가능한 채 도로변으로 나 있다. 이 게 제주 대중교통의 민낯이다. <백금탁 제2사회부장·서귀포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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