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만난 권투의 서정… 늦은 사랑의 고백
입력 : 2021. 08. 02(월) 20:37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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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신·김종호·김문수 시집… 김영기 시인은 동시조집

제주에 사는 시인들의 시집을 차례로 받았다. 치열함과 달관을 오가는 권투의 서정이 그려지거나 이젠 함께할 수 없는 이를 향한 그리움이 거기에 있었다.
1990년 서울신문, 199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출신인 서귀포의 강문신 시인은 시조집 '해동(解冬)의 들녘'을 냈다. "연초록 지고지순이 시어보다 곱습니다"('그들은')라며 귤 묘목 가꾸는 일에 푹 빠져 사는 시인이지만 '세컨', '수건', '어느 링사이드', '첫 출전' 등 제주복싱회관 관장 이력이 드러나는 시편들이 던지는 인상이 강하다.
"세상은 세컨도 심판도 없는 4각의 링/ 도무지 그 흐름은 안개 안개 속의/ 앙다문 인파이팅이었다, 어찌 보면 무모한"('안개')처럼 시인의 모습이 투영된 듯한 '나'는 복싱에서 정글같은 인생을 본다. 그래서 시인은 "물, 물, 물 한 모금이 기도보다 간절했던/ 시합 전 체중조절의 그 목마름도 새겼으면/ 소소한 사연들이사, 아예 입을 다물어"('혼잣말')라며 이 생에 쉽게 비실대는 이들을 꾸짖는다. 시인은 관장, 시인, 선생, 사장 중에 어느 호칭이 가장 맘에 드느냐는 질문에 "관장"이라고 대답한다. "거기엔 피땀 내움 배어있어"('그런 거')라며. 문학과사람. 1만2000원.
김종호 시인은 '잃어버린 신발'을 내놓았다. 표제시 등 먼저 저 세상으로 가버린 배우자에 대한 "늦어버린 사랑의 고백"으로 채운 시집이다. 시인은 "아내는 그 숲길에 놓인 작은 다리를 건너 떠났다. 그 숲을 걸으면서 아내와의 긴 이야기를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며 "숨이 막힐 듯한 고통이 일 년이란 시간이 되었다. 참 긴 시간을, 제6시집을 준비하면서 보낼 수 있었다"고 적었다. 푸른생각. 1만1000원.
"한라산 영실과 중산간의 황량함에 이끌려" 제주에 둥지를 튼 김문수 시인은 '믹스커피가 달달하다'란 제목의 시집을 묶었다. 13년째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는 시인은 "젊은이든 중년이든 노년이든 사는 게 재미가 없다면 시를 읽고 제주로 오세요"라고 했다. 새미. 1만2000원.
동시를 쓰는 원로 김영기 시인은 동시조집 '달팽이 우주통신'을 출간했다. 시조 사랑의 마음을 담아 펴낸 여덟 번째 동시조집으로 초등 고학년과 청소년을 주 독자층으로 삼았다. 사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생태의 시, 자연 사랑을 주제로 정선지 작가의 그림을 더해 60편을 실었다. 아침마중. 1만1000원.
1990년 서울신문, 199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출신인 서귀포의 강문신 시인은 시조집 '해동(解冬)의 들녘'을 냈다. "연초록 지고지순이 시어보다 곱습니다"('그들은')라며 귤 묘목 가꾸는 일에 푹 빠져 사는 시인이지만 '세컨', '수건', '어느 링사이드', '첫 출전' 등 제주복싱회관 관장 이력이 드러나는 시편들이 던지는 인상이 강하다.
"세상은 세컨도 심판도 없는 4각의 링/ 도무지 그 흐름은 안개 안개 속의/ 앙다문 인파이팅이었다, 어찌 보면 무모한"('안개')처럼 시인의 모습이 투영된 듯한 '나'는 복싱에서 정글같은 인생을 본다. 그래서 시인은 "물, 물, 물 한 모금이 기도보다 간절했던/ 시합 전 체중조절의 그 목마름도 새겼으면/ 소소한 사연들이사, 아예 입을 다물어"('혼잣말')라며 이 생에 쉽게 비실대는 이들을 꾸짖는다. 시인은 관장, 시인, 선생, 사장 중에 어느 호칭이 가장 맘에 드느냐는 질문에 "관장"이라고 대답한다. "거기엔 피땀 내움 배어있어"('그런 거')라며. 문학과사람. 1만2000원.
김종호 시인은 '잃어버린 신발'을 내놓았다. 표제시 등 먼저 저 세상으로 가버린 배우자에 대한 "늦어버린 사랑의 고백"으로 채운 시집이다. 시인은 "아내는 그 숲길에 놓인 작은 다리를 건너 떠났다. 그 숲을 걸으면서 아내와의 긴 이야기를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며 "숨이 막힐 듯한 고통이 일 년이란 시간이 되었다. 참 긴 시간을, 제6시집을 준비하면서 보낼 수 있었다"고 적었다. 푸른생각. 1만1000원.
"한라산 영실과 중산간의 황량함에 이끌려" 제주에 둥지를 튼 김문수 시인은 '믹스커피가 달달하다'란 제목의 시집을 묶었다. 13년째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는 시인은 "젊은이든 중년이든 노년이든 사는 게 재미가 없다면 시를 읽고 제주로 오세요"라고 했다. 새미. 1만2000원.
동시를 쓰는 원로 김영기 시인은 동시조집 '달팽이 우주통신'을 출간했다. 시조 사랑의 마음을 담아 펴낸 여덟 번째 동시조집으로 초등 고학년과 청소년을 주 독자층으로 삼았다. 사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생태의 시, 자연 사랑을 주제로 정선지 작가의 그림을 더해 60편을 실었다. 아침마중. 1만1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