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녀를 말하다](11)일본 미에현 시마시 고자마을
입력 : 2017. 10. 12(목) 00:00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가가
여름에는 전복·소라 채취하고 물질금지 겨울엔 닭새우잡이
해남과 해녀가 아마고야(불턱)에 장작불을 지피고 찜질 휴식을 하고 있다. 강경민기자
해녀는 감소하고 해남은 증가하는 추세
수심 4~5m 감태 군락형성 해산물 풍부
수산자원 보호 물질시간 하루 2~3시간
여름 16일만 물질 1000만원 고소득 올려
일본 미에현 시마시는 어장이 풍부한 반면 경지면적이 작아 바다는 이곳 사람들의 생계에 주요 기반이 되고 있다.
남자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뱃일을 했고 여자아이들은 '아마(해녀)’가 됐다. '아마'는 제주의 해녀들 처럼 기계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전복이나 소라를 채취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여성을 말한다. 여자들은 결혼의 주요 조건이 '아마'여야 하는 시대도 있었다고 한다.
현재 일본 '아마'는 약 2000명 정도. 미에현 도바시 505명, 시마시에는 256명이 아마에 종사하고 있다. 지난 1947년에는 아마수는 6109명에 달했다고 한다. 일본도 한국처럼 고령화로 '아마’수가 감소하고 있다.
취재팀은 지난 8월 10일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출신인 제주출향해녀 김미진(55)씨가 살고 있는 미에현 시마시 시마마찌 고자마을을 찾았다. 고자마을은 작은 항구가 있는 일본의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고자마을 아마조합의 회원은 27명이다. 이중 아마는 12명, 카이시(해남)는 15명이다. 카이시는 '바다의 무사'라는 뜻이라고 한다. 수십년 전만 해도 '아마'수가 60~70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카이시'가 '아마'들 보다 많다.
야마시타 마치요(68) 고자마을 아마조합 회장은 "아마들이 나이가 들면서 은퇴를 하고 있지만 아마를 희망하는 사람이 없고 반면에 해남인 '카이시'가 되고 싶은 사람은 늘고 있다. 그 이유는 옛날에는 남자들이 큰 배를 타고 먼바다에 나가서 조업을 했는데 그런게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배를 타던 사람들이 육상에서 다른일을 하려고 해도 잘 안됐다. 그래서 다시 바다로 돌아와서 '카이시'를 하고 있다. 또 이전에는 이곳 주변에서 진주양식을 많이 했다. 부모와 자식이 같이 진주 양식을 했는데 부모가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게 되면 자식이 혼자서 양식을 하기가 힘들어 결국 폐업을 하고 '카이시'가 됐다"고 했다.
해남인 '카이시’는 여름에는 아마들과 같이 해산물을 채취하고 겨울에는 배를 타고 이세에비(닭새우)를 잡고 있다. "남자들은 두 개의 일을 하지 않으면 반년은 쉬어야 한다"고 한다.
야마시타 마치요 고자마을 아마조합 회장과 인터뷰를 마친 취재팀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김미진씨와 함께 우리나라의 어장관리선 정도의 작은배를 타고 해산물 채취장소로 이동을 했다. 아마와 카이시는 고자항에서 약 15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에 배를 정박하고 물질을 시작했다. 이들은 배에다 줄을 길게 매달고 타원형 테왁 망사리를 연결한 후 전복채취도구인 '기기노미'를 손에 들고 물속을 들락날락하며 감태숲에서 전복과 소라 등 해산물을 채취했다.
취재팀도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이곳 바다는 해조류가 사라지고 있는 삭막한 제주바다와는 달리 풍요로움을 보여 주었다. 수심 4~5m에도 감태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감태가 부착해 있는 바위틈 사이에는 소라들이 널려 있었다.
이들 아마와 '카이시'는 1시간 30분 동안 물질을 했다.
물질 시간을 지키는 이유는 수산자원의 남획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전복은 체장이 10.6㎝이하는 잡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마와 '카이시'는 전복의 체장을 재는 도구도 갖고 물질을 한다.
야마시타 마치요 해녀조합 회장은 "예전에는 잠수복 같은 장비가 없어서 물속에서 오랫동안 작업을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잠수복이 있어 오랫동안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남획 방지차원에서 물질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물질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다. 봄철에는 오전과 오후에 한시간씩만 물질을 하고 7월 이후에는 오전과 오후에 1시간 30분씩 물질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해산물 채취작업을 마치고 고자항으로 돌아오자 마자 어판장으로 해산물을 옮겨 어촌계조합에 판매한 후 고자항 인근 해수욕장에 있는 아마의집에 들어가 몸을 씻은후 옷을 갈아 입고 집으로 돌아갔다. 일부 아마와 카이시는 '아마의집' 한켠에 있는 아마고야(불턱)에 장작불을 지피고 가벼운 찜질복 차림으로 누워 장작불의 열기를 온몸으로 흡수하면서 지치고 고단한 몸을 달랬다.
고자마을 아마들은 3월 16일부터 9월 14일까지 6개월 동안 소라나 전복 등 해산물을 채취한다. 그 이후에는 이세에비(닭새우)나 작살을 이용해 고기를 잡고 있다. 해산물중 가장 돈이 되는 것은 전복이다. 1㎏에 7000~8000엔 정도하기 때문에 물질을 잘하는 '아마'들은 여름에 15~16일만 물질을 해도 100만엔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고 한다.
일본의 아마들은 자연의 혜택에 감사하며 수산자원보호에 힘써오고 있다. 아마들은 "전복은 3년만 기다리면 사랑스런 딸의 시집 밑천'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자원보호에 노력해 왔다. 시마시의 아마는 시마반도를 지탱하는 중요한 산업인 동시에 하나의 살아 있는 문화였다.
특별취재팀=고대로 부장, 강경민 차장 김희동천·강동민 기자
수심 4~5m 감태 군락형성 해산물 풍부
수산자원 보호 물질시간 하루 2~3시간
여름 16일만 물질 1000만원 고소득 올려
일본 미에현 시마시는 어장이 풍부한 반면 경지면적이 작아 바다는 이곳 사람들의 생계에 주요 기반이 되고 있다.
남자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뱃일을 했고 여자아이들은 '아마(해녀)’가 됐다. '아마'는 제주의 해녀들 처럼 기계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전복이나 소라를 채취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여성을 말한다. 여자들은 결혼의 주요 조건이 '아마'여야 하는 시대도 있었다고 한다.
현재 일본 '아마'는 약 2000명 정도. 미에현 도바시 505명, 시마시에는 256명이 아마에 종사하고 있다. 지난 1947년에는 아마수는 6109명에 달했다고 한다. 일본도 한국처럼 고령화로 '아마’수가 감소하고 있다.
 |
| 배를 타고 물질에 나서고 있는 일본해남. |
 |
| 잡은 전복을 들어보이고 있는 일본해남. |
 |
| 제주출향해녀 김미진씨가 물속에서 해산물을 채취하고 있다. |
야마시타 마치요 고자마을 아마조합 회장과 인터뷰를 마친 취재팀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김미진씨와 함께 우리나라의 어장관리선 정도의 작은배를 타고 해산물 채취장소로 이동을 했다. 아마와 카이시는 고자항에서 약 15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에 배를 정박하고 물질을 시작했다. 이들은 배에다 줄을 길게 매달고 타원형 테왁 망사리를 연결한 후 전복채취도구인 '기기노미'를 손에 들고 물속을 들락날락하며 감태숲에서 전복과 소라 등 해산물을 채취했다.
 |
| 배를 타고 오후 물질에 나서고 있는 일본해녀. |
이들 아마와 '카이시'는 1시간 30분 동안 물질을 했다.
물질 시간을 지키는 이유는 수산자원의 남획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전복은 체장이 10.6㎝이하는 잡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마와 '카이시'는 전복의 체장을 재는 도구도 갖고 물질을 한다.
 |
| 김미진씨가 채취한 해산물을 테왁 망사리에 옮겨담고 있다. |
이들은 해산물 채취작업을 마치고 고자항으로 돌아오자 마자 어판장으로 해산물을 옮겨 어촌계조합에 판매한 후 고자항 인근 해수욕장에 있는 아마의집에 들어가 몸을 씻은후 옷을 갈아 입고 집으로 돌아갔다. 일부 아마와 카이시는 '아마의집' 한켠에 있는 아마고야(불턱)에 장작불을 지피고 가벼운 찜질복 차림으로 누워 장작불의 열기를 온몸으로 흡수하면서 지치고 고단한 몸을 달랬다.
 |
| 채취한 소라 무게를 재고 있는 일본해녀 모습. |
일본의 아마들은 자연의 혜택에 감사하며 수산자원보호에 힘써오고 있다. 아마들은 "전복은 3년만 기다리면 사랑스런 딸의 시집 밑천'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자원보호에 노력해 왔다. 시마시의 아마는 시마반도를 지탱하는 중요한 산업인 동시에 하나의 살아 있는 문화였다.
특별취재팀=고대로 부장, 강경민 차장 김희동천·강동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