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지역 이주배경 학생 수 증가 추세를 감안해 한국어와 부모의 모국어를 함께 가르쳐주는 '이중언어'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중언어교육 시행 특별지정학교를 운영하는 등 단계적 실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대안도 나왔다.

제주융합과학연구원 제주교육정책연구센터는 27일 본원에서 '2024 상반기 제주교육정책연구센터 연구 공개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이주배경학생의 이중언어교육 지원방안'(이현주 연구원)이 제안됐다.

연구진은 우선 이주배경학생 수 현황부터 파악했다. 2019년부터 2024학년까지 제주지역 전체 학생 수가 7만9674명에서 7만7643명으로 2.6% 감소하는 동안, 이주배경학생 수는 2079명에서 3332명으로 60.3% 증가했다. 6년 새 이주배경학생의 비율은 2.6%에서 4.3%로 증가했으며, 매해 6.5%에서 9.9% 사의의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올해 도내 전체 이주배경학생 수는 3332명 가운데 초등학생이 2152명으로 전체의 64.6%를 차지하며 중등 831명(24.9%), 고등 349명(10.5%) 등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현재 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이중언어교육 지원 과제의 현황을 보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체험형 이중언어교육 ▷이중언어말하기대회 및 모국 방문 프로그램 ▷다국어 통역 서비스 운영 등이 이뤄지고 있었다.

아울러 연구진은 일선 학교에서 이뤄지는 이중언어교육은 이제 도입 단계, 혹은 미도입 단계로 보여진다고 판단했다. 현재 이중언어 수업을 운영하고 있는 도내 초등학교 총 4곳이었고, 총 153명의 학생이 이중언어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지난해 기준 이주배경학생 수 혹은 비율 상위 10개교 중 읍면지역에 있는 학교를 선정, 연구 조사를 벌였다. 연구진은 해당 학교에서는 다문화 감수성 존중 교육과 다양한 언어 자료 활동이 제공되고 있었지만, 이중언어교육을 위한 강사 관리 및 교육 목표와 방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부재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즉 직접적인 이중언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또 교육 목표와 방법, 강사 관리 기준, 교육 자원 기반 마련도 미흡했으며, 언어 지원 역시 한국어 위주로 집중되고 있었다. 특히 이중언어교육 운영과 강사 관리 등의 업무가 담당 교사에게 추가 부담으로 인식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는 이중언어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데 학교 현장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진은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적용한 후 평가·개선을 통해 확산해 나가는 단계적인 계획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특별지정학교' 운영을 통한 단계적 실행 계획을 통해 점진적으로 이중언어교육이 도입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주배경학생 분포가 높은 학교급인 초등학교, 그 중에서도 읍면지역 초등학교에 이중언어 지원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또 "효과적인 교육 시행을 위해 이중언어교육의 목표와 방법을 구체화한 교육과정 수립, 강사 역량 강화, 학부모 및 지역사회와의 협력 강화가 향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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