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지역과 학교의 여건을 반영해 각 학교가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주형 자율학교'가 교육과정 운영 특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 2023학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오승식 교육의원(서귀포시 동부 선거구)은 제주형 자율학교 운영 실태를 도마에 올렸다.

제주형 자율학교는 제주특별법의 학교 및 교육과정 운영의 특례에 근거해 지역 및 학교 여건을 반영해 특색있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제주형 자율학교로 선정된 학교는 교원 인사, 학급당 학생 수 적용, 학교장 자율권, 입학 전형과 전학 절차 등 행·재정적 지원이 이뤄진다.

오 의원은 "올해도 8개 유형의 자율학교들이 생겨나서 유심히 살펴본 결과, 이름만 바뀌었을 뿐 별로 달라진 게 없다"며 "특별법에 나온 특례를 활용한 부분이 거의 없고, 자율학교로 지정됐다면 교과서나 프로그램이 교육과정 속에 녹아나야 할텐데 창체(창의적 체험활동) 혹은 특별한 프로그램 1~2개에 이름을 붙였더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이게 과연 우리가 자랑할 만한 자율학교 운영인가 싶다"고 덧붙였다.

오 의원은 또 "교과서 또는 자료 개발을 통해 학교별로 그에 걸맞게 운영을 해야 하는데, 학교가 나름대로 노력한 것은 알지만 체계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한 점이 없다"며 "어느 특색있는 프로그램만 하나 운영하면 그 학교 이름처럼(학교 특색을 활용한 것처럼) 보이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색있는 프로그램과 교과서를 갖고 운영해야 제주형 자율학교다. 프로그램 몇 가지 하는 것 정도로 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며 "제주특별법에 주어진 특례를 활용한 운영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내일(12일 행정사무감사) 조목조목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오정자 도교육청 정책기획실장은 "학교마다 특례를 활용하는 방법들이 달라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68시간 이상의 창의적 교육과정을 반영하도록 했는데, 내년에는 교과목을 개설하는 방향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