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을 국내 대입 전형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29일 오후 제주도교육청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과 공동 주최로 제주 캠퍼트리호텔에서 진행한 'IB, 대학 입시 연계 방안 모색 세미나'에서다.

이번 세미나는 IB 고등학교 과정인 DP(Diploma Programme)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국내 대학 진학을 위한 발전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주에서는 표선고가 IB 도입 후 2024학년도 첫 입시를 앞두고 있다.

이날 서울대 사범대 교원양성혁신센터장인 송진웅 물리교육과 교수는 'IB DP와 대학 입시의 연계 방안에 대한 제도적 검토' 발제에서 객관식 상대평가인 수능을 단계적으로 서·논술형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또한 생활기록부 평가의 기록 금지 사항이 너무 많다며 교육부에 IB DP 장점이 충분히 서술되도록 지침 개정을 건의했다. 대학에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수능 최저 학력 기준 미적용 추진, 대교협에는 IB·수능 성적 조견표 개발을 각각 주문했다.

29일 제주도교육청과 국회 하태경·위성곤 의원이 공동 주최한 'IB, 대학입시 연계방안 모색 세미나' 발제자와 토론자 등이 식전 행사가 끝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토론을 맡은 장태성 대구시교육청 미래교육담당 장학관은 'IB DP의 교육적 효과와 대입 제도 개선 방안'에서 수능의 폐지와 대학별 고사의 도입 또는 수능의 교과 이수 인정 평가화를 제안했다. 논·서술형 수능의 도입, 수시 수능 최저 학력 적용 기준 면제나 대체 허용, 일본 대학의 사례처럼 다양한 인재 선발을 위한 대학별 특별전형의 반영도 언급했다.

양효선 제주도교육청 IB 담당 장학사는 제주형 IB DP 성과로 신입생 지원자 증가, 학교 만족도와 교사에 대한 신뢰도 제고, 제주형 모델로 읍면지역 교육 균형 발전 등을 꼽은 뒤 대입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그 중 하나로 2025학년도 고교학점제 본격 시행에 따라 모든 학생의 교육 과정 이수 경로 다양화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완화 또는 폐지가 요구된다고 했다.

김영 표선고 IB교육부장은 IB DP 학생의 국내 대학 지원 한계 요소로 수능 최저 미반영 전형 확대 필요,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제한 개선, 전공 적합성 교과목 개설 제한, DP 성적 학생부 병기 방안 강구, 대학 입학처 IB DP 이해도 제고 필요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이에 국내 대입 전형 확대, 국내 대학별 IB DP 학생 지원 가능 전형 분석 자료 구축, 체계적인 해외 대학 카운슬링 시스템 마련 등을 개선 방안으로 내놓았다.

김대영 제주대 교육혁신부처장은 IB DP의 교육 효과 검증과 함께 수료 학생과 디플로마 획득 학생은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IB DP만이 아니라 제주 일반고, 특목고 등의 우수 인재 유치 방안으로 제주도교육청과 협력으로 학생부종합전형 수능 최저 기준 폐지를 위해 2026년 수의대·약대 협약을 체결했고 의과대학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주최 측인 위성곤 의원은 환영사에서 지역구인 표선고 학생들의 진로 문제와 관련 "교육부와 대학 하나하나를 설득해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 초·중학교 과정도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공교육 정상화를 수십 년 떠들었지만 다 실패했다. IB가 실낱같은 희망을 주고 있다"며 30일 IB 관련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