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깊은 바다에 뛰어든 해녀들이 물에 띄워 몸을 의지하고 해산물을 담을 때 쓰는 도구인 테왁망사리. 해녀 수 감소에 따라 해녀문화 전승 기반이 약화되는 시절에 오랜 기억을 이으며 테왁망사리를 알리고 현대적 기법으로 되살린 이들이 있다. 서귀포시니어클럽의 '숨비소리'에서 활동하는 어르신들이다.

서귀포시 서호동 혁신도시에 들어선 서귀포시노인복지지원센터. 이곳의 1층 로비에서는 지난 5일부터 '반지롱 노지 스토어 전통문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숨비소리: 테왁 만드는 사람들' 주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숨비소리' 회원들이 만든 테왁 제품 등으로 꾸민 전시다.

14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숨비소리'의 시작은 2003년 법환노인회에서 구성했던 '법환 망사리 제작팀'이었다. 이 팀은 2017년 서귀포시 노인장애인과의 노인일자리사업 시장형사업단 '숨비소리'로 재탄생했고 2021년 '문화도시 서귀포' 프로그램으로 테왁 기법의 가방 제작 교육을 실시하면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번 전시는 그간의 결과물을 일반에 공개하는 자리로 '박', '망', '어음' 세 가지가 합쳐진 전통 테왁망사리 이야기와 함께 테왁을 만드는 사람들, 테왁 제품 등이 펼쳐진다. 해녀들의 목숨이 달린 테왁망사리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어떤 재료를 쓰고 얼마만한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다. 특히 테왁이 옛것, 오래된 것에만 머물지 않고 멋스런 감각을 입혀 '테왁백' 등 일상에서 사용 가능한 생활 소품으로 응용한 작품들이 나왔다.

전시는 이달 31일까지(토·일요일은 휴무) 이어진다. 서귀포시는 "이번 '숨비소리'의 작업들은 제주 해녀문화 전통 기술을 활용해 상품을 개발·제작한 첫 사례"라면서 "올해는 '숨비소리' 자체 브랜딩을 강화해 테왁 장인들의 소득을 높이고 전통 기술 전승 기회를 확산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