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설립된 암호화폐 은행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5종 지원
기존 은행·블록체인 업무 가능


전 세계 4200만개 POS단말기
암호화폐 대중화 기폭제 기대
“암호화폐 비율, 단기적으로
세계 자산시장의 3% 점유 예상”


스위스는 암호화폐 은행 설립을 허용하고 있다. 이달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간 스위스 SEBA뱅크AG는 그중 하나이다.

지난 2018년 4월 설립된 SEBA뱅크는 회사 설립과 동시에 라이선스(면허)작업을 시작했고 지난 8월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으로부터 은행과 증권거래에 필요한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귀도 뷜러 SEBA은행 대표는 "설립과 동시에 라이선스 취득작업을 시작했고 18개월만에 라이선스를 취득할 수 있었다. 또 회사를 설립하면서 1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는데 은행 설립을 위해 단기간에 이처럼 거액이 모금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자부했다.

세바은행 전경. 사진=고대로기자·Digital Assets, News 제공

SEBA은행은 스위스 국민을 대상으로 개인의 자산관리나 외환관리 등 일반은행이 하는 모든 업무를 진행한다. 고객들은 철저한 보안 속에 디지털 자산의 완전한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됐고 전통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모두 통합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은행이 지원하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스텔라, 라이트코인, 이더리움 클래식 5종이다. 고객들은 법정화폐를 암호화폐로 바꿀 수 있고 반대로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교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SEBA은행 카드는 전세계 4200만개의 POS단말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카드가 암호화폐를 대중화하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귀도 뷜러 대표는 "일반은행과 암호화폐 은행이 합쳐진 형태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가져올 경우 현금으로 환전해 주는 역할도 하고 현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도 있다. SEBA은행의 회원이 되면 세바은행 모든 거래소에서 거래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금융마켓인 암호화폐 은행 성공을 위한 중요 조건으로 ▷자산을 디지털화 하는 것 ▷자산 전환을 블록체인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 ▷은행의 역할 수행 은행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전문 라이선스를 가진 자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귀도 뷜러 대표는 "금융지식과 블록체인 기술 지식을 겸비한 사람만이 변화에 발 맞춰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어 "SEBA은행은 구 시대와 현 시대를 잇는 현존하는 최고의 암호화폐 은행이다. 채권과 같은 금융상품의 발행과 트레이딩, 매칭이 가능하다. 한국은 관련 업체가 소규모 형태로 잘게 분포돼 있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작다. 하지만 스위스는 기존의 은행 업무와 블록체인을 이용한 새로운 업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위스 라인폭포. 사진=스위스관광청 제공

SEBA은행은 기업에게 계좌를 열어주거나 대출 등 은행업무를 통한 수수료에서 수익을 창출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2200억 달러(264조3740억원) 규모로 형성돼 있다"며 "이들 수천, 수만명의 고객들의 자산 관리와 대출, 암호화폐 거래 관련한 서비스를 수행할 것"이라고 귀도 뷜러 대표는 전했다.

SEBA은행은 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 같은 일반기업이 발행하는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리브라는 이달 공식 사이트를 통해 "지난 6월 18일 프로젝트 발행 계획을 공개한 이후 테스트넷(testnet) 배치 노드(Deployed nodes) 7개, 진행 중 노드(In-process nodes) 6개, 기술 팀을 보유하지 않은 진행 중 노드(In-process nodes without a technical team)가 8개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동안 전세계 개발자 커뮤니티와 이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 왔다. 페이스북의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는 어떤 형태로든 결국 발행될 것"이라면서 "다만 실시간 해외송금 등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목표에 도달하기까지는 5~10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SEBA은행도 현재 스테이블 코인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귀도 뷜러 대표는 "현재 가장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이다. 그리고 다른 스테이블 코인을 주목할 수 있는데 우리도 자체 스테이블 코인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주요 코인으로 삼을 생각이기 때문에 기대해 달라. 조만간 암호화폐는 전세계 자산시장(Capital Markets)의 3%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지난 9월 세계 최초의 디지털 자산 은행인 스위스에 본사를 둔 시그넘(Sygnum)에 이어 SEBA은행이 암호화폐 은행 사업에 뛰어들면서 2200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시장 확대 여부에 국내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대로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