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4특집]제주형 협동조합의 미래를 가다
입력 : 2013. 04. 22(월) 00:00
김기현 기자 g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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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대응 나선 농어민·소상공인 '뭉쳐야 산다' 확산
▲전국 최초 직원협동조합으로 만들어져 지난 13일부터 운영되고 있는 '행복나눔마트'(제주시 노형동 소재). 강희만기자 photo@ihalla.com
1차산업·자영업자 비중 전국 대비 높은 현실 반영
일자리창출 비롯 소비자·생산자 이익 등 경제 효과
조합원 '1인 1표' 민주적 운영 등 협동조합 장점 많아
조합 육성 위한 장기적 지원체계·인재육성은 과제
바야흐로 '협동조합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작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으로 농민 자영업자 상인 등 누구나 5인 이상이면 시·도지사 신고를 거쳐 자유롭게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농업협동조합을 대표로 한 금융·경제사업 중심의 협동조합 '상호'가 농업·경제만이 아닌 업종을 불문(금융·보험업 제외)한 생활밀착형 중심으로 바뀌면서 제주지역에서도 벌써 새로 탄생한 일반협동조합이 10개소에 이를만큼 사회적 화두로 등장했다. 도내 협동조합 설립 추이와 함께 지역경제 파급효과, 미래 제주형 협동조합 등을 살펴본다.
▶제주지역 협동조합 설립 동향=도내에선 처음으로 서귀포 '월평도시골협동조합(이사장 오경식)'이 설립 신고를 마쳤다. 조합원수는 마을회장과 연합청년회장 등 8명이다.
월평도시골협동조합의 특징은 지역주민과 도시에서 시골로 이주한 젊은 청년들이 뭉쳐 마을에서 가장 필요한 사업인 공동체 사업을 통해 농가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목표에 있다.
농촌의 빈집을 리모델링한 게스트하우스 사업, 올레 7코스를 활용한 휴게음식점 운영, 마을에서 생산된 한라봉과 감귤·백합 등 농산물의 인터넷 판매, 빈 하우스시설을 이용한 마을밴드와 풍물패 등 문화프로그램 운영과 같은 구체적인 주요 사업에서 협동조합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이어 식용마 비육사업, 마필 조련·육성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 한국말산업협동조합(대표 김덕문), 로컬푸드가공사업을 내세운 언니네텃밭우영협동조합(대표 추미숙), 안경사협동조합(대표 부준필), 탐나출판인쇄협동조합이 설립됐다.
또 농수축산물유통업인 제주사랑협동조합(대표 오형철), 제주공인중개사협동조합(대표 우철), 행복나눔마트협동조합(대표 이경수), 공작소 쇠와 꽃협동조합(대표 김현숙), 제주자유여행업협동조합(대표 이화금) 등도 최근 출범하면서 협동조합이 모두 10개에 이르고 있다.
▶지역경제 파급효과 기대=최근 협동조합의 설립 바람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혼자서 작은 가게를 창업하거나 기업을 운영할 경우 해낼 수 없던 부분들이 다수가 모이는 협동조합 결성을 통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협동조합은 조합원 모두 출자규모에 관계없이 '1인 1표'를 갖고 운영에 참여할 수 있어 운영과 수익구조 등을 직접 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을 통해 공동의 경제·사회·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함으로써 인재육성·지역경제발전 등에 확실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제주지역의 경우 1차산업 중심의 농축수산인이나 자영업·유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협동조합 설립 가능성이 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소비자는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고, 생산자는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 하면 근로자는 고용 불안정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여러 특징들이 있어서다.
이와함께 통신, 가사노동, 교육, 대리운전 심지어는 여성 도우미까지 일상생활 밀착형의 다양한 협동조합 탄생도 머지않아 탄생할 수 있어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예상을 크게 넘을 수 있다. 이들 생활밀착형 협동조합은 농산물 가격과 서비스 요금 등 생활물가를 낮춰 전체 물가지수 인하를 유도하는 데도 긍정적일 수 있다. 소비자들이 공동구매를 통한 유통단계 간소화, 생산·유통업체들의 공동구매·판매 등을 통한 비용 절감 등으로 가격인하 효과에다 물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고 그만큼 지역경제에도 이익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주형 협동조합=제주지역은 산업구조상 타 지방과 달리 국제 관광지이면서 농어민과 자영업자 비중이 유난히 높은 편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제주지역 자영업자 비중은 30.1%로 전국평균(23.2%)을 웃돌고, 연간 매출액 5000만원 미만의 영세사업자 비중도 54.1%로 전국 평균(48.1%)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농어민 중심의 농수축산물 품목별 협동조합, 자영업자 협동조합, 골목상권을 살릴 소상공인 협동조합, 관광관련 협동조합, 취약계층 협동조합 등으로 제주형 협동조합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제주지역 농수축산물의 생산·판매·유통을 담당할 협동조합의 설립 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농업현장에선 영농법인에서 협동조합으로 바꾸거나 귀농 바람을 타고 '뜻'이 맞는 영농인끼리 협동조합을 설립해 보자는 논의들을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다.
이와함께 도내 각 지역마다 무척 많은 자영업자 중 제과, 세탁, 슈퍼마켓, 소상인 등을 중심으로 한 협동조합 설립 바람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영세한 사업 규모와 장기 경기침체 등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 뭉쳐야 산다는 의식들이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청소인력, 캐디, 대리기사 등 법의 사각지대에서 자신들의 권익보호에 어려움을 겪는 특수계층이나 사회적 취약계층 중심의 협동조합들도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적잖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형 협동조합들은 각 업종별 설립 못지않게 협동조합 육성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과 과제 해결도 대두돼 지방자치단체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우선 제주지역 협동조합 기반조성과 활성화 등을 위해 관련 조례제정으로 제도기반 마련이 절실해졌는가 하면 협동조합을 선도해 나갈 인재육성 및 홍보, 협동조합 기반 강화를 위한 관련 기관간 네트워크 구축 등이 그것이다.
일자리창출 비롯 소비자·생산자 이익 등 경제 효과
조합원 '1인 1표' 민주적 운영 등 협동조합 장점 많아
조합 육성 위한 장기적 지원체계·인재육성은 과제
바야흐로 '협동조합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작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으로 농민 자영업자 상인 등 누구나 5인 이상이면 시·도지사 신고를 거쳐 자유롭게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농업협동조합을 대표로 한 금융·경제사업 중심의 협동조합 '상호'가 농업·경제만이 아닌 업종을 불문(금융·보험업 제외)한 생활밀착형 중심으로 바뀌면서 제주지역에서도 벌써 새로 탄생한 일반협동조합이 10개소에 이를만큼 사회적 화두로 등장했다. 도내 협동조합 설립 추이와 함께 지역경제 파급효과, 미래 제주형 협동조합 등을 살펴본다.
▶제주지역 협동조합 설립 동향=도내에선 처음으로 서귀포 '월평도시골협동조합(이사장 오경식)'이 설립 신고를 마쳤다. 조합원수는 마을회장과 연합청년회장 등 8명이다.
월평도시골협동조합의 특징은 지역주민과 도시에서 시골로 이주한 젊은 청년들이 뭉쳐 마을에서 가장 필요한 사업인 공동체 사업을 통해 농가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목표에 있다.
농촌의 빈집을 리모델링한 게스트하우스 사업, 올레 7코스를 활용한 휴게음식점 운영, 마을에서 생산된 한라봉과 감귤·백합 등 농산물의 인터넷 판매, 빈 하우스시설을 이용한 마을밴드와 풍물패 등 문화프로그램 운영과 같은 구체적인 주요 사업에서 협동조합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이어 식용마 비육사업, 마필 조련·육성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 한국말산업협동조합(대표 김덕문), 로컬푸드가공사업을 내세운 언니네텃밭우영협동조합(대표 추미숙), 안경사협동조합(대표 부준필), 탐나출판인쇄협동조합이 설립됐다.
또 농수축산물유통업인 제주사랑협동조합(대표 오형철), 제주공인중개사협동조합(대표 우철), 행복나눔마트협동조합(대표 이경수), 공작소 쇠와 꽃협동조합(대표 김현숙), 제주자유여행업협동조합(대표 이화금) 등도 최근 출범하면서 협동조합이 모두 10개에 이르고 있다.
▶지역경제 파급효과 기대=최근 협동조합의 설립 바람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혼자서 작은 가게를 창업하거나 기업을 운영할 경우 해낼 수 없던 부분들이 다수가 모이는 협동조합 결성을 통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협동조합은 조합원 모두 출자규모에 관계없이 '1인 1표'를 갖고 운영에 참여할 수 있어 운영과 수익구조 등을 직접 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을 통해 공동의 경제·사회·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함으로써 인재육성·지역경제발전 등에 확실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제주지역의 경우 1차산업 중심의 농축수산인이나 자영업·유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협동조합 설립 가능성이 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소비자는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고, 생산자는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 하면 근로자는 고용 불안정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여러 특징들이 있어서다.
이와함께 통신, 가사노동, 교육, 대리운전 심지어는 여성 도우미까지 일상생활 밀착형의 다양한 협동조합 탄생도 머지않아 탄생할 수 있어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예상을 크게 넘을 수 있다. 이들 생활밀착형 협동조합은 농산물 가격과 서비스 요금 등 생활물가를 낮춰 전체 물가지수 인하를 유도하는 데도 긍정적일 수 있다. 소비자들이 공동구매를 통한 유통단계 간소화, 생산·유통업체들의 공동구매·판매 등을 통한 비용 절감 등으로 가격인하 효과에다 물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고 그만큼 지역경제에도 이익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주형 협동조합=제주지역은 산업구조상 타 지방과 달리 국제 관광지이면서 농어민과 자영업자 비중이 유난히 높은 편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제주지역 자영업자 비중은 30.1%로 전국평균(23.2%)을 웃돌고, 연간 매출액 5000만원 미만의 영세사업자 비중도 54.1%로 전국 평균(48.1%)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농어민 중심의 농수축산물 품목별 협동조합, 자영업자 협동조합, 골목상권을 살릴 소상공인 협동조합, 관광관련 협동조합, 취약계층 협동조합 등으로 제주형 협동조합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제주지역 농수축산물의 생산·판매·유통을 담당할 협동조합의 설립 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농업현장에선 영농법인에서 협동조합으로 바꾸거나 귀농 바람을 타고 '뜻'이 맞는 영농인끼리 협동조합을 설립해 보자는 논의들을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다.
이와함께 도내 각 지역마다 무척 많은 자영업자 중 제과, 세탁, 슈퍼마켓, 소상인 등을 중심으로 한 협동조합 설립 바람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영세한 사업 규모와 장기 경기침체 등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 뭉쳐야 산다는 의식들이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청소인력, 캐디, 대리기사 등 법의 사각지대에서 자신들의 권익보호에 어려움을 겪는 특수계층이나 사회적 취약계층 중심의 협동조합들도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적잖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형 협동조합들은 각 업종별 설립 못지않게 협동조합 육성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과 과제 해결도 대두돼 지방자치단체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우선 제주지역 협동조합 기반조성과 활성화 등을 위해 관련 조례제정으로 제도기반 마련이 절실해졌는가 하면 협동조합을 선도해 나갈 인재육성 및 홍보, 협동조합 기반 강화를 위한 관련 기관간 네트워크 구축 등이 그것이다.
